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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로 밀린 '교촌', 치킨값 인상 논란에 "가맹점 상황 감안"

제로 투 원 2023. 4. 6.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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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교촌치킨의 가격 인상 후폭풍이 일고 있다. 교촌F&B(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주의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제품가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가맹점에 들어가는 원부자재 가격을 동시에 올리면서 본사 수익을 우선시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에선 교촌이 치킨 업계 제품 가격 인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은 지난 3일부터 가격을 품목별로 500~3000원 인상했다. 주요 한마리 및 부분육 메뉴는 3000원 상향한다. 이외 메뉴는 사이즈와 기존 가격대에 따라 500원~2500원 상향한다. 교촌 오리지날은 1만9000원으로 3000원 오른다.

가장 많이 팔리는 교촌 오리지날의 경우 배달비 3000~5000원을 포함할 경우 주문 가격이 2만5000원선에 육박하게 된다. 교촌치킨에서 현재 2만원 수준에 판매하고 있는 콤보 메뉴의 경우 가격 인상에 배달비를 더하면 3만원으로 뛴다.

교촌은 가격 인상의 이유로 실적 하락과 가맹점 수익 향상을 내세웠다. 가맹점 수익 구조가 수년간 악화된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이번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임차료와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운영비가 뛰고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올라 가맹점 영업 환경에 대한 개선이 필요했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교촌 본사를 통해 2014년 이후 10년 간 주요 원자재 가맹점 납품가를 동결하는 등 동종업계 대비 낮은 제품 가격대를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최근 본사 지원이 한계에 부딪히며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교촌은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전년대비 2.0% 오른 매출액 5176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89억원으로 78.2% 급감했다. 매출은 bhc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교촌은 가맹점에 공급하는 주요 원부자재 납품 가격을 함께 올리기로 했다. 교촌 본사에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육계 10의 경우 기존 대비 600원 오른 7000~8000원에 공급된다.

한국육계협회에서 제공하고 있는 9~10호 5308원 시세 대비 2000~3000원 높은 가격에 육계를 공급하는 셈이다. 여기에 카놀라유·치킨무·양념소스·포장재 등 주요 원부자재 납품가를 올려 이익률을 높이려는 모습이다.

교촌은 2014년 이후 2번에 걸친 인상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배달료 별도란 우회적 방법으로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해왔다는 지적도 있다.

2018년 배달비 2000원 유료화 선언 이후 교촌은 2021년 7월 배달비를 3000원으로 올렸고, 같은해 11월 메뉴 가격을 평균 8.1% 인상했다. 2022년 7월에는 배달비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렸다.

1만5000원에 배달 주문할 수 있었던 교촌오리지날은 2018년 배달비 2000원이 추가돼 1만7000원, 2021년에는 1만8000원~1만9000원으로 주문 가격이 올랐다. 2022년에는 2만원을 내야 교촌 오리지날을 배달로 주문할 수 있었다.

3년 간 교촌 오리지날의 평균 가격 상승률은 33.33%에 달한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제품 가격이 3000원 오르면서 2만3000원을 내야 교촌 오리지날을 배달 주문할 수 있게 됐다. 이럴 경우 인상률은 53.33%에 달한다.

교촌의 매출은 해마다 올랐다. 2018년 3304억원, 2019년 3692억원, 2020년 4358억원, 2021년 4934억원, 2022년 5176억원 등 매출액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전년대비 4.26% 증가한 4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2021년에도 4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의 경우 원부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및 운송비 부담 증가 등의 이유로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4월 3일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을 품목별로 500원에서 최대 3000원까지 올린다고 밝혔다. 주요 한마리 및 부분육 메뉴는 3000원 상향한다. 이외 메뉴는 사이즈와 기존 가격대에 따라 500원~2500원 상향한다. 블랙시크릿 등 일부 신제품은 가격 조정 없이 동결한다. 사진은 24일 서울시내 교촌치킨의 모습. 2023.03.24. jhope@newsis.com

교촌이 인상을 단행하면 경쟁사들도 인상에 나설 우려도 있다. 2021년 11월 교촌치킨이 제품 가격을 평균 8.1% 올리자 같은 해 bhc가 제품 가격을 1000원~2000원 올렸고 BBQ도 2022년 들어 2000원 수준의 인상을 단행했다. 이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교촌이 배달비를 도입, 인상했을 때도 치킨 가격은 들썩였다. 2018년 교촌의 배달비 도입은 경쟁사인 BBQ, bhc의 배달비 도입 및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중소 치킨업체들도 교촌의 인상에 발맞춰 제품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치킨 업계에서도 교촌의 가격 인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가격 정책을 막을 수는 없지만 소비자들의 치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될 경우 전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은 10년째 3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지난해 사료값 폭등으로 인해 3500원 수준으로 오른 것이 전부인데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인상은 과도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