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22곳서 2억 뜯어냈다… 노조 간부 4명 구속

 

부산·울산·경남 지역 아파트와 오피스텔 건설 현장을 돌아다니며 건설사를 협박해 돈을 뜯어내거나, 공사 업무를 방해하는 등 이른바 ‘건폭’을 일삼은 노조 간부들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남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계는 건설 현장에서 불법 행위를 일삼은 혐의(공동공갈)로 한국노총 산하 한국연합건설산업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 조직부장 A(30대)씨 등 노조 간부 4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부·울·경 지역 아파트 건설 현장 22곳을 돌며 노조 전임비와 복지기금을 요구하면서 집회를 열거나,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 고용 등을 빌미로 민원을 넣는 식으로 건설사로부터 약 2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경찰은 이 노조 본부장과 조직국장 2명도 같은 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이들은 건설사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노조 힘을 보여주겠다” “매일 집회해 공사를 못하게 하겠다”는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전국연합건설노조 부울경지부장인 B(40대)씨도 공갈혐의로 구속했다. B씨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11월까지 부산과 경남 일대 오피스텔 건설 현장에서 노조 전임비와 복지기금 명목으로 23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다.

민노총 부울경건설지부 타설분회장인 C(50대)씨와 부산건설 기계지부 펌프카 지회장 D(60대) 등 2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은 경남 일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비(非)노조 건설기계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집회를 열거나, 소속 노조원을 투입하지 않는 식으로 공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건설사들은 노조 실력 행사로 공사가 중단될 경우 공사 기간이 늘어나 피해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이들의 협박에 못 이겨 돈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경찰청은 현재까지 건설현장 내 노조 불법행위와 관련해 총 6명을 구속했고, 노조원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지금까지 총 78건에 대해 166명을 입건했거나,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6월 말까지 집단적 위력을 과시하는 ‘업무방해’ ‘폭력행위’ ‘조직적 폭력·협박을 통한 금품 갈취 행위’ ‘특정 노조 집단의 채용 또는 건설기계 사용 강요 행위’ ‘불법 집회·시위’ ‘신고자에 대한 보복 행위’등 노사관계의 자율성과 공정성을 훼손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히 대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